글, 음악, 회화작품처럼 컴퓨터 프로그램(Program)도 소프트웨어이다. 정신적 작용을 하는 것을 방해할 수 있는 존재는 거의 없다. 글을 잘 쓰는 사람들은 누군가 썼던 표현을 그대로 재현할 수 있고, 음악을 잘 하는 사람들은 언젠가 들었던 음악을 표현할 수 있고, 그림을 잘 그리는 사람들은 누군가 그렸던 그림을 다시 그릴 수도 있다. 그것이 나쁘다고 말 할 수는 없다.
남의 글이라고, 내가 읽고 다시 쓸 수 없고, 남의 노래라고 내가 흥얼거릴 수 없고, 남의 그림이라고 내가 따라 그릴 수 없다면... 그것으로 인해 나의 정신적 작용을 통해 표현하는 자유를 억압받는 것이다.
컴퓨터 프로그램도 마찬가지이다. 누군가 특허를 냈기 때문에, 그 프로그램을 구성하고 있는 소스를 쓸 수 없다면, 특허에 없는 소스만을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컴퓨터 프로그램은 체계적이고, 성능에 적절한 구조를 따라 작성되기 때문에, 특정 기능에 대해 누군가 먼저 생각해내고, 고안해 내었다면, 후에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도 같은 구조의 소스를 만들어내게 된다. 그렇게 되면 자기 자신이 만들 수 있고, 자신의 능력으로 개선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스스로 만들어 쓰면 안된다는 것이다.
디지털 기술이 발전하면서 음원의 복제가 크나큰 문제가 되었다. 본래 노래를 불렀던 사람의 음성, 소리를 그대로 재현해내면서, 처음 한 번 노래를 부르면, 그 이후로는 노래를 부를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자기 노래의 희소성을 통해 경제적 이익을 얻을 수 있는 가수는 세상에서 제일 궁핍한 사람이 된 듯 하다. 그들 중, 궁핍한 사람이 많다 할지라도, 그 사람들이 모두 궁핍하지는 않다. 왜 그럴까?
컴퓨터 프로그램의 불법복제가 심하다고 한다. 정말로 국내 대부분의 소프트웨어 회사들이 문을 닫았다. 국내에서 열심히 소프트웨어를 제작해도 망한다고 한다. 그래서 이제는 컴퓨터 프로그램을 만드는 회사가 없을까? 아니다. 컴퓨터 프로그램을 판매해서 돈을 버는 사람들이 있다.
앞의 두 예는 국내에 "저작권 보호법"의 확대 시행이 이뤄지면서 보호받게 된 사례이다. 컴퓨터는 정품을 쓰도록 제한하고, 음반은 아무데서나 틀지 못하도록 제한했다. 그래서 이젠 돈벌이가 아주 잘 되었는가? 아니다. 오히려 더 고단하다. 대규모로 투자받고, 대규모로 움직이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들게 되었다. 그들은 법의 보호를 받아서 살아남은게 아니다. 그들의 존재를 스스로 알려서 살아남았을 뿐이다.
음악의 질은 세계최고 수준이 아니다. 그래도 국내에선 세계의 명반보단 많이 팔린다. 프로그램의 질은 세계 최고 수준이 아니다. 그래도 국내에선 세계 최고의 프로그램보단 많이 팔린다. 이유는 하나. 지역적, 문화적 차이에서 오는 친밀함이다.
누구나 다 좋은 음악을 만들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음악을 할 수 있고, 그들이 모두다 명곡을 만들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명곡을 흉내내고, 명곡의 기교를 배워 스스로의 음악을 만들 수는 있을 것이다. 그들의 음악을 모두에게 알릴 수만 있다면, 그들의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평생 그들을 위해 노래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듣는 사람들은 음악의 풍요속에 살 것이다.
누구나 다 좋은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프로그램을 제작 할 수 있고, 그들이 모두다 좋은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좋은 프로그램을 흉내내고, 최고의 응용프로그램들의 알고리즘과 기술들을 배워 스스로의 프로그램을 만들 수는 있을 것이다. 그들의 프로그램을 모두에게 알릴 수만 있다면, 그들의 프로그램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평생 그들을 위해 프로그램을 제작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사용하는 사람들은 프로그램의 풍요 속에서 살 것이다.
난 이러한 풍요를 위해서 사회적으로 변화해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왔다. 그것은 바로 '노동의 가치'이다. 일의 책임에 따라, 경중에 따라, 위험도에 따라, 희소성에 따라 차등 지급되는 것이 노동의 댓가이다. 그러나 무조건적으로 상대적 잣대를 재어 모든 사람들의 노동 가치를 평가하면, 불합리한 것들이 많아진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쓰레기 줍기'를 아무나 할 수 있다고 해서 청소부의 노동가치를 싸게 정한다면, 이 세상은 쓰레기로 덮힐지도 모른다. 이런 일에 대해서는 그들의 노동을 '필수적인 활동'으로 인식하여 그 가치를 판단한다. 또한 시간적, 공간적 제한이 적용되므로, 노동 가치의 단위화가 가능하다.
고도화, 정보화되고 있는 사회에서 컴퓨터의 사용은 필수적이고, 컴퓨터 프로그램의 수요는 항상 있다. 또한 지역적 특성외에는 거의 모든 곳이 비슷한 형태의 사회 구조를 갖기 때문에, 프로그램은 약간의 특수성을 띄면서도 거의 비슷한 패턴을 갖고 있다. 프로그램을 특허내어 한 사람 혹은 기업의 힘으로 모든 지역, 모든 사람들을 만족시키기란 어렵다. 국내의 음반이 지역적, 문화적 차이로 인해 국내에서 더 잘 팔리는 것처럼, 프로그래머가 자신들의 주변에 있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프로그램을 제작하여주고,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사람들끼린 경쟁보단 협업과 기술 공유로 서로의 기술을 발전하고, 더 나은 생산력을 얻는 것이 어떠할까?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사회적 공감대'의 형성이 서툴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생각을 드러내기 보다는 보편적 성향에 기대면서, 그러한 보편적 성향이 특정인의 주장과 생각으로 형성되는 것을 보면, 무척이나 안타깝다. 서로의 의사를 교환하는 방법이나 횟수도 무척 적다. 사회적 공감대란 누구 하나의 의견도 빼놓지 않고, 서로 존중하고 협상하며 결정되어야 이뤄질 수 있다. 모두가 이해할 수 있는 한 목소리를 지녀야 비로소 '사회적 공감대'가 이뤄진다. 자유소프트웨어 운동을 하기로 마음을 먹으면서 이 운동이야말로 '사회적 공감대'가 없으면 결코 이뤄지지 못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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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조금 다르게 생각합니다. ^^;
일단, 들은 음악을 표현하고, 본 그림을 그린건, 그건 모방이 됩니다. 넥슨이 그림 표절때문에 종종 논란이 되고, 우리나라 음악은 표절때문에 종종 논란이 되지요.
들은 음악을 표현하고 싶으면 샘플링을 하면 됩니다. 남의 글을 쓰고 싶으면 인용을 하고 출처표기를 하면 됩니다.
남의 매체를 따라 만들 수 없다는건 자유를 억압받는게 아닙니다. 원작자가 원하지 않는다면 하지 않는 것이 자유를 억압받는건 아닙니다. 가령, 신기술을 만들어서 외부로 소수가 유출이 된다면 핵심 기술이 유출되기 때문에 다른 부분을 오픈소스로 해도 이 부분 만큼은 유출되면 안된다고 가정하면.... 이런걸 못보게 하는게 자유를 억압받는걸까요? 스타가 자기 사생활을 감추려고 하면, 그걸 기자가 남의집 들어가서 억지로 사생활을 보려고 하는게 자유일까요? 자유라는 표현은 매우 잘못된 부분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프로그램의 풍요라던가, 오픈소스의 장점은 매우 많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수익시스템입니다. 이런 얘기는 나중에 제 블로그에서 자세한 조사후에 다시 할 예정입니다. 오픈소스는 수익시스템이 명확하지 않으면 망할 수 밖에 없습니다. 프로그램의 풍요, 사회적 공감대.. 뭐 다 좋은데, 일단은 수익시스템이 있어야 합니다. 그것이 중요하겠죠.
음악의 경우는 애당초 음악을 배포하는 자체가 오픈소스나 마찬가지입니다. 물론 각 악기별 소스를 알아내는건 쉽지 않은 거긴 하지만, 전문가들은 비슷한 악기를 훨씬 잘 찾아내겠죠. 그렇기 때문에 표절이 많을 수 밖에 없습니다.
저는 그런 의미에서 많은 오픈 소스 프로그램들에 대해서 부정적입니다. 꽤 잘만들어진 오픈 소스 프로그램들은 많습니다. 하지만, 그런 프로그램들은 자신을 알리는데 주력하는거 같습니다. 꽤 잘 만들어 놓구선도 버그 수정이나 기타 업데이트에 게을리하여(돈이 안되니까) 업데이트가 이루어지지 않는 프로그램들 보면 안타깝습니다. 사실 그런 사람들의 본 직업은 오픈소스 프로그램 제작이 아닙니다. 이미 수익은 회사에서 폐쇄적인 프로그램을 제작함으로써 얻고 있습니다. 오픈소스로는 부가 수입을 얻거나, 취미로 만드는데 그칩니다. 이러다보니 많은 좋은 오픈소스가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대중적인 시스템으로 오픈소스는 무리가 있지 않나 생각됩니다.
으흐, 긴 글의 답변 감사합니다.
조사해보시고 무언가 더 좋은 생각을 얻으시면,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다음 글에 잠시 쓰겠지만, 전산과 컴퓨터 분야의 자유소프트웨어가 존립할 수 있는 방법, 즉 수익을 얻는 방법에 대한 얘기를 써볼까 합니다.
더불어 정치, 사회적인 배경도 들어서 자유소프트웨어 운동의 필요성도 다뤄볼까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