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나 스스로를 대단한 사람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내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할 수 있는 존재로 스스로를 각인시킨다. '난 무엇이든 할 수 있다'라는 생각이 시간적, 공간적 제한이 있어도 포기하지 않는 존재로 만들어준다. 난 세상에서 바라보는 상대적 기준의 평가를 무시한다. 물론, 그것을 내 절대적 평가에 가중치로 두는 경우도 있긴 하지만, 그런 경우는 드물다. 난 남을 바라볼 때 그 사람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초점을 두고 바라본다. 또한 앞으로의 가능성도 같이. 하지만 정작 내 자신은 평가해보지 않았다. 아니, 맘 속으론 평가해 보면서도 내 스스로 인정하고 싶지 않을지도 모른다.
내 스스로 나를 평가한다면 난 게으르고, 계획한대로 행동하지도 않고, 일반 사람들이 생각하는 계획력이라곤 눈꼽만큼도 없는 사람이다. 계획이 나중에 차질을 받을 것을 우려하여 대비책을 생각해두는 것이 전부랄까?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최대한 노력해보지도 않은 적이 많다. 문제 있는 성격이다. 유우부단한 성격이기도 하지만, 결정하는 것에 있어서 만큼은 절대로 바꾸지 않는 것이 내 철칙이기도 하다. 물론 최근에 들어서 그러한 면도 수그러들긴 했지만...
나에 대한 평가를 그만 두고, 맘에 걸리는 생각을 먼저 정리해볼까 한다. '결정하는 것에 있어서 만큼은 절대로 바꾸지 않는다'는 철칙에 금이 간 이유이다. 그건 '인간관계'다. 제일 큰 문제는 확실히 '여자친구' 문제이다. 정확히 말하면 내 자신의 여성관이 문제일지도 모르겠다. 난 대학교 입학까지 직접 나서서 여자친구를 사귀려고 했던 적이 없었다. 정확히 말하면 '표현방법'을 몰랐다. 행동으로는 잘 대해주고, 맘으로는 맘에 들어하면서도 생각에는 '교제'나 '연애'라는 표현을 몰랐던 것이다. 그것도 나중에야 친구들의 권유로 '사귄다는 경험'을 시도하긴 했지만, 실패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차였다. -_-;;; 이후로 난 '여성으로부터 판단된 나의 가치'가 내가 생각하는 가치와 다르다는 점을 알게 되었다. 그 이후론 실망의 연속이었다. 실망하고, 실망하고, 또 실망하고... 내가 생각해왔던 가치와는 다르다. 아니 몇몇 사람들은 나의 가치를 알아주고 있었다. 하지만 상대적 평가에 눌려 우선순위가 높은 상대를 선택하는 경우가 대다수였다. 난 남성들만 드글대는 사회에서는 우대받는 편이었어도, 여성이 있는 사회에서는 하대받는 편인지도 모르겠다. 난 '여성으로부터 평가받는 내 자신'을 알아보기 위해 최대한 많은 방법으로 '여성사회'에 끼어들었다. 하지만 내가 평가하는 기준은 기혼자 여성들이나 공감할 만한 기준이었다. 나의 기준은 '살아남을 수 있는 능력' 이다.
나의 기준은 정말 이상한 것이다. 문명 사회 안의 정해진 규격 안에서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 하면 생존의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생존의 고민'을 안고 살아간다. 왜일까? 나로서는 그들이 '자신의 능력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아무도 없어도 자신이 먹고 살 수 있는 능력이 있을까? 모두가 자신의 가치를 부정해도 자신의 가치를 입증할 수 있을까? 난 있다. 여태까지 나의 가치는 부정당해왔고, 많은 사람들이 나의 실제 가치를 이용하려 했었기 때문이다. 난 오랜 고생 끝에 나의 가치를 찾아냈다. 마치 '세상을 왕따'시켜버려도 살아 남을 수 있는 가치를 가지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제도와 환경에 굴복하지 않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내가 다른 사람들과 다른 장점임을 깨닫게 되었다. 그로 인해 주변 사람들이 나에게 특별한 지위나 권력이 있다고 생각하는 경우를 심심치않게 봤다. 그렇다고 내가 불법행위를 일삼아 온 것도 아니다. 그저 제대로 된 주장을 서슴치 않고 했을 뿐이다.
그러나 여성사회에서는 나의 기준같은 건 별로 대단한 것이 아니다. 그런것은 치장에 도움이 안되기도 하겠지만, 매번 촌티나고, 입었던 옷 입고, 지저분하게 사는 남자를 좋아할만한 여성은 없으니까. 나는 여성사회에서 거의 거지나 다름없다. 화려하지 않고, 수수한 멋도 없고, 지저분하고, 자기 할 것 맘대로 하는 사람에게 '미래'를 맡길 여성도 없거니와, 받아들일 수 있다고 해도 내가 더 의심스럽다.
여태까지 난 헛수고 해왔다. 가치있는 사람에게 가치있는 사람으로 인정받기 위해 노력했어야 했는데, 난 쓸모없는 가치를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에게 평가받으려 했었다. 남은 시간... 이제는 더이상 쓸데없는 가치로 날 판단하는 사람들을 위해 노력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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