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작스러웠던 업화의 불길은 다행히 수그러들었고, 어둡고 깊숙한 곳에 움크려있던 마을 사람들은 저마다 밖으로 나와, 아무런 일도 없었다는듯이 정리를 시작했다. 어지간히도 괴롭힘을 당해왔었나 보다. 소년은 태연한 그들의 모습에 약간은 알 수 없는 비애를 느꼈다.

상처를 입었던 어린 여자아이의 모습엔 다행스럽게도 화색이 돌았다. 어린 아이의 몸으로 큰 상처를 입었음에도, 슬퍼하거나 아픈 기색도 없이 소년이 나타나면 웃기만 한다. 희미해져간 기억 속에서 소년의 숨결을 느꼈을 때부터 이전과는 다른 미소를 띄며 소년을 바라보기만 했다. 소년은 의아하기만 했다. 예전같으면 재잘거리며 웃었을 아이가 아무런 말도 없이 수줍게 미소만 띄고 있으니, 다친 기억 때문에 힘들면서도 참고 있는 것이라 착각하곤, 측은한 눈길로 여자아이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발톱에 긁힌 자국이 선홍빛 선으로 남아있지만, 여자아이의 어머니는 팔다리가 찢기지 않은 것만으로도 다행스럽게 생각하고 있었다. 짐승에게 물려서 뼈 한두마디는 부러졌으리라 생각했었지만, 여자아이의 얇은 팔이 짐승의 이빨 사이에 들어갈 정도로 여려서 다행이었다.

소년은 여자아이의 어머니에게 미안한 기색을 숨기지 못했다. 말없이 울상을 짓고 있는 소년에게 여자아이의 어머니는 조용히 다가와 소년을 품에 안았다.

"고맙다. 내 딸을 지켜줘서."

그 한마디에 소년과 어머니는 서로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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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3/28 10:26 2007/03/28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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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아희 2007/04/04 21:0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잘읽었습니다- ^ㅁ^/~, 흉~ 재밌어요-> _</,,,

    • 바부... 2007/04/07 02:29  댓글주소  수정/삭제

      아, 재미있으셨나요?
      오랫만에 썼다가 이전 글이랑 이어서 읽어보고는 엄청 놀랬어요. orz 글의 완곡이 맞지 않아서 엄청난 실수를 저지른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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